새조개 축제
일요일 오후, 막내딸이 바다에 가자고 한다. 귀국한지 한 달 동안 공주 큰집에 갔다 온 것 말고는 집에 처박혀 있었다.
오후 세 시 경 출발했다. 대학 다니는 아들은 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주말에도 집에 오지 않는다. 함께 갔으면 좋으련만.
아내가 운전한다는 것을 만류하며 내가 운전을 했다. 올 때는 아내가 운전한다는 약속을 하고는.
아침저녁엔 제법 쌀쌀하지만, 한낮의 기온은 완연한 봄이다. 차창을 열고 4차선을 달리니 기분이 쇄락하다. 15분 만에 전에 AB지구로 불렸지만, 이제는 간월호와 부남호로 바뀐 커다란 호수가 나왔다. 안면도 쪽으로 가려다 남당리 새조개 축제로 발길을 돌렸다. 만조라서 해안도로는 물에 잠길 듯 아슬아슬하였다.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것을 보고 ‘엄마에게 운전하라고 할까’ 하면서 겁을 주었다.
해송과 시원한 바닷바람, 깨끗이 포장한 아스팔트 길을 달리는 맛이 남다르다. 영화를 찍으러 가는 영화배우나 감독이 된 기분이다.
드디어 새조개 축제 장소에 도착했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새조개 축제 현장에는 차를 대기가 어려울 정도로 복잡했다. 간신히 주차를 하고는 아는 집에 갔다. 나는 3년 만에 만나고, 아내는 귀국해서 몇 번 만났다고 했다.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반갑게 맞이했다.
대학 다니는 딸과 고등학교 다니는 아들과 딸도 아르바이트를 겸해서 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우리 애들과 같이 초등학교 다니면서 친하게 지내 아내와 나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 사람이다.
바다가 손에 잡힐 듯한 자리에 앉았다. 손을 씻고는 펄펄 끓는 냄비에 우선 살아있는 쭈꾸미를 머리를 분리해 넣었다. 머리는 미리 넣으면 물이 검어진다며 나중에 넣으라고 먹는 법을 알려준다. 샤브샤브형태로 먹는 것이라 넣자마자 먹었다. 중국에 있는 동안 이렇게 싱싱한 해물을 먹은 적이 없어서 허겁지겁 먹었다. 아이들은 완전히 끓어 벌겋게 된 쭈꾸미만 먹었다. 다음엔 가리비와 키조개가 나왔다. 가리비와 키조개는 샤브샤브도 좋고 회로 먹어도 좋은 것이다. 아내와 아이들은 끓는 물에 넣었다가 먹었다. 나는 두 개의 키조개중 하나를 독차지해 생으로 먹었다. 쫄깃쫄깃한 맛과 그와 다른 맛은 뭐라 말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새조개를 가져왔다. 새조개는 고막이나 피조개와 비슷한 모양이지만 속엔 조개 모양의 속살이 있다. 새조개는 씹으면 쫄깃쫄깃한 맛도 있으면서 약간 단 맛을 가지고 있다. 나는 생으로 아이들은 샤브샤브형태로 먹었다.
배가점점 불러온다. 아이들은 아직도 배가 부르지 않은지 국수를 먹자고 한다. 마침 저녁에도 가족간 식사가 예정되어 있어 조금만 먹자고 했다. 그래도 막내가 라면이라도 넣어먹자고 해, 라면을 넣고 먹었다. 샤브샤브 해먹은 물에 쭈꾸미 머리를 넣어 라면이 검은색을 띄고 있다. 맛이 특별했다. 집으로 돌아올 때는 아내가 운전을 하겠다고 해 운전대를 줬다. 며칠 전 20시간 도로 연수를 해서인지 그런대로 몬다. 마음이 편할 정도로 차를 잘 몬다. 이제는 내가 술을 먹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찾은 바다, 맛있는 새조개 등 싱싱한 회, 역시 한국의 바닷가는 싱싱하고 풍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