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추억거리/살아가는 이야기

눈을 쓰는 어려움

도연명 2011. 12. 24. 15:55

크리마스 이브 날, 눈이 엄청 왔다.

토요일이라 늦잠을 잤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감작 놀라 일어나 현관문을 열지 못하고 부억쪽 창문을 열었다.

옷을 제대로 입지않아 하의를 보여주지 않으려는 의도이다. 

마을 어르신이 떡을 했다며 비닐에 한 덩어리를 주신다.

웬 떡이냐고 물으니 가을이라 떡을 해 동네에 돌렸단다.

창문을 열고서야 눈이 많이 내렸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집은 마을 들어가는 입구의 야트막한 언덕에 있다.

눈을 치우지 않으면 얼어붙어 길바닥이 미끌미끌해질 게 뻔하다.

또 자기 대문앞의 눈을 치우지 않으면 벌금을 낸다는 둥 전에 뉴스를 들은 것 같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집앞도 눈을 치우지 않았다고 게으른 사람이 이사를 왔다며 욕도 할 것 같다.

장갑을 간신히 찾으니 일할 때 쓰던 막 장갑이다.

차디찬 막장갑을 끼고 조그만 마당과 현관을 쓰는 빗자루를 들고 나갔다.

눈이 10센티정도 와서 빗자루가 밀리면서 부서질려고 한다.

다시 삽을 찾아서 눈을 치우니 별 효과가 없다.

 두리번거리다가 집을 짓다가 남은 넓고 긴 송판을 발견했다.

그 송판을 눈에 대고 밀었다.

눈이 잘 치워진다. 그러나 조금 밀다보면 송판이 나가지 않는다.

그렇게 한참을 송판으로 밀다가 삽으로 작업을 했다.

눈을 치우면 땀이 난다고 천만에 말씀이다.

날씨가 매우 추워  담은 커녕 한기가 더든다.

간신히 걸어마을 회관 가시는 아주머니가 죽가래로 눈을 쳐야지요. 핀잔조로 말씀을 하신다.

나도 다 아는데, 없는 걸 어떡하냐.

바로 앞 냇가에는 해빛을 받아서 뿌옇게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오늘 시장에가서 눈 퍼 나르는 프라스틱 삽과 사리비를 사야겠다.

아파트에만 살다가 단독으로 이사를 와 첨으로 맞는 겨울 , 춥기도하고 눈을 쓸 일도 있고 얼른 겨울이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

2011.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