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잠을 자다가 위층 딸애의 비명소리를 들었다.
황급히 일어나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쥐가 있다는 것이다.
이 콘크리트 집에 어떻게 쥐가 들어올 수가 있을까 잘못 보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잠을 자다가 꿈결에 쥐가 나타나 이어진 게 아니냐고 다그쳤다.
“생쥐가 나타났단 말이야”
무시하는 나의 말에 딸애가 앙칼지게 말했다.
아내와 나는 위층으로 올라가 침대 밑을 빗자루로 쑤셔댔다.
생쥐는 간 곳이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
잘못 본거라고 생각하고 내려와 잠을 청했다.
이튿날 또 생쥐가 나타났다고 호들갑을 떤다.
이제는 정말로 쥐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날 역시 들쑤셔대다가 잠만 설쳤다.
다음날은 쥐를 잡아야 되겠다고 맘을 먹고 아는 철물점에 전화를 했다.
“쥐 잡는 끈끈이 있어?”
쥐틀도 있고 끈끈이도 있다고 했다.
철물점에 가 끈끈이도 사고 좀 추운 거실 문과 창문을 방한을 하고자 비닐과 청 테이프를 샀다.
“형님, 겨울엔 청 테이프의 접착력이 떨어지는 것 알고 계시죠?”
안지가 20여년이나 되어 자상하게 묻지도 않는 대답까지 했다.
집에 와 끈끈이를 펼쳐 쥐가 나타났다는 곳에 설치했다.
만약 끈끈이에 쥐가 붙어도 나는 그것을 치울 용기는 전혀 없다.
쥐에 대한 두려움이 아주 크기 때문이다.
안방 윗방 두 칸이 우리집의 전부였다.
아랫방에 아홉 식구가 함께 살았고 윗방엔 결혼하지 않은 삼촌이 계셨는데, 수수깡으로 얽어 둥그렇게 만들어놓은 고구마 퉁가리가 있었다. 삼촌 혼자 기거하기에도 비좁은 공간이었다.
그 고구마 퉁가리의 고구마를 먹기 위해 쥐들이 드나들었다.
윗방에서 아랫방으로 쥐들은 기어다녔다. 잠을 자다가 얼굴위로 기어가는 쥐 땜에 잠을 깬 후로부터 쥐에 대한 공포로 가득찼다.
조그만 동물에 불과한데 얼굴을 할퀴고 활보하는 쥐의 좋지 않은 추억으로 그 다음부터 쥐를 무서워하게 되었다.
또한 서까래로 만든 천장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반자를 만들었다.
반자는 지금처럼 합판으로 튼튼하게 만든 게 아니라 철사로 정방형 형태로 얽어놓고 그 위에 밀가루 포대로 붙여 만든 것이다.
저녁마다 반자위엔 쥐들의 세계가 되었다.
들들들 내달리고 찌익찌익 싸우고 오줌 싸고 아주 제멋대로 행동을 하였다.
오줌을 싸 약해진 반자는 약해져 구멍이 나고 잠을 자다가 그 구멍으로 쥐가 발을 헛디뎌 배로 얼굴로 툭 떨어지기도 했다.
고구마를 캘 때도 그랬다.
고구마 덩쿨을 낫으로 걷고 호미로 고구마를 캐다가 어미쥐가 새끼쥐를 데리고 도망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아직 털이 나지 않은 벌거숭이 쥐새끼들은 어미와 떨어질까 봐 꼬리를 서로 물고 이동을 한다.
“이 못된 짐승”
어머니는 날카로운 호미로 쥐새끼들을 죽여버렸다.
나는 쥐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 모습을 보면 소리치며 도망을 가곤했다.
그런 쥐를 소탕하는 방법은 정말 흥미롭다.
구멍 난 문을 신문지 등으로 다 막아 놓고 한 곳만 뚫어 놓는다.
그다음 쥐들이 방으로 들어와 그들의 만찬을 즐길 때, 고구마 퉁가리며 옷 궤짝 등 구석을 빗자루며 몽둥이로 들쑤셔댄다.
밖에는 자루를 만들어 놓은 그 구멍에 대고 있다.
구석구석을 헤매는 쥐들은 문 구멍을 통해 빠져 나온다.
자루에는 툭툭 쥐가 들어온다.
방안에서는 계속 구석구석을 들쑤신다.
제법 쥐가 많이 들어와 묵직한 느낌이 왔을 때 마당에 두어 번 내려친다.
그리고 쏟아내면 한 번에 쥐가 대여섯 마리씩 잡힌다.
그땐 정말 통쾌했다.
매월 25일은 쥐 잡는 날이다.
이장은 면에서 받은 쥐약을 집집마다 나누어 준다.
허연 약을 보리쌀에 묻혀 장독가며, 부엌, 나무청, 쇠외양간 등에 신문지나 밀가루 포대를 적당한 크기로 찢어 그 위에 놓는다.
이튿날은 쥐를 수거해야 한다.
몇 마리를 잡았는지를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니면 죽은 쥐를 먹고 동네 개가 죽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죽으면 동네에서 일괄 모아 땅에 묻는다.
그런데 또 하나 문제가 있다.
학교에서 쥐 꼬리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그 징그러운 쥐의 꼬리를 눈을 감고 삽으로 찍어 막대기로 집게를 만들어 담아야 한다.
지금처럼 비닐이 없던 시기이기에 횟포대(시멘트 포대)를 찢어 꼬리 열개를 대충 싼다.
그것을 가지고 학교에 가 담임선생님께 디민다.
그것을 하나하나 세어 교육청에 보고했을 것이다.
그다음 학생들이 낸 쥐꼬리는 선생님은 어떻게 처리했을까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숙제다.
이틀 동안 들 쑤셔대서인지 생쥐는 어떻게 되었는지 잡히지도 않고 출몰하지도 않는다.
현관문을 긁으며 밥 달라는 고양이 울음이 소음처럼 들린다. 괜히 밥까지 주는 고양이 탓만 한다.
“ 밥을 주면 쥐나 잘 잡지 쥐도 못 잡으면서 밥 달라고 하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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