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방하는 형이 닭을 잡아달란다.
예술인 모임도 할 겸 날짜를 잡았다.
엄나무와 황기를 사가지고 형 도예방으로 갔다.
약속은 되어있지만 형은 일이 있어 좀 늦게 온다고 했다.
닭장엔 수탉 3마리와 암탉 여러 마리가 있었다.
그중 수탉 두마리를 잡아달라고 했다.
그러나 마구잡이로 세 마리 중 두 마리를 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벽돌을 줍고 쇠 말뚝을 구해 임시 화덕을 만들었다.
삽으로 바닥을 좀 파고 벽돌과 흙을 짓이겨 대충 화덕을 만들고 우리 집에서 갖고 온 솥을 걸었다.
솥을 걸고 난 후 틈은 훍으로 메꿨다.
전 어머님이 시루떡을 할 때 솥과 시루솥 사이의 시루뻔을 바르는 것처럼 .
벽난로에 땔 장작이 이젠 필요 없게 돼 집에서 한박스의 나무를 가져와 화덕옆에 만반의 준비를 다하였다.
한참 후 형이 어떤 어떤 닭을 잡으라고 했다.
죽음의 공포에서 살려고 날뛰는 닭을 잡으려 몽둥이를 가지고 한참을 닭과 싸웠다.
간신이 몽둥 로 내려쳐 기절 시키고 목을 비틀어 완전히 죽였다.
가스렌즈로 끓인 물을 찜통에 담어와 그속에 두마리의 닭을 넣었다.
혼자 닭털을 뽑자 권 시인이 도와준다.
시골 출신이지만 맏아들이라서 어머니께서 손수 잡아줘서 먹기는 먹었는데 한번도 잡아보지 않은 엄친아 출신들이다.
털을 다 뽑고 모래주머니를 제외한 내장은 땅에 파 묻어버렸다.
깨끗이 씻은 다음 끓이기 시작했다.
미리 잔디밭에 자리를 만들고 안주를 진설하였다.
며칠 전 아는 분 농장에가 따온 두릅, 가죽나무순, 가시오가피 순을 놓고, 밭에서 자라는 마늘을 뽑아 씻은다음 먹기 좋게 잘라놓고 겉절이와 미나리 무침을 놓으니 진수성찬이 되었다.
이윽고 닭이 익어 먹기좋게 뜯어 놓았다.
한 친구가 손수 담근 오가피술과 복분자술을 가져와 사온 소주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
집에서 키운 토종닭이라 껍질과 살이 쫄깃쫄깃하고 맛있다.
거기에 구수한 입담이 더해져 동네가 시끄러울 정도였다.
환할 때 시작한 잔치는 밤 10기 되어서야 거의 끝났다.
닭장이 난리가 났다.
닭을 잡아달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탉 세 마리도 서열이 있어 세컨드 까지는 암탉을 소유할 수 있었단다.
암탉 수에 비해 수탉의 숫자가 많아서 암탉 등허리가 털이 다 뽑히고 거기에 피가 났단다.
털이 빠지는 암탉이 불쌍하고 또 더 불쌍한 게 또 있단다.
마지막 세번 째 수탉은 암컷을 한번도 소유하지 못했단다.
늘 왕따당해서 교미하는 것만 보고 침만 흘리는 가련한 세번 째 수탉 때문에 서열 1, 2번을 잡으라는 것이었다.
서열 1, 2번이 없자 신이 난 세번 째 수탉의 분탕질은 계속되었다.
"여우없는 골은 토끼가 선생이다."
속담처럼 세번 째 수탉은 날 새는 줄 모른다.
봇물이 터졌다.
복이 터졌다.
2012.5.8일 오후
,
'아름다운 추억거리 >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요즘(2012.6월) (0) | 2012.06.19 |
|---|---|
| 도시락 싸갖고 온 첫날 (0) | 2012.06.01 |
| 어버이 날 회상 (0) | 2012.05.08 |
| 전국연극제 참가 (0) | 2012.05.07 |
| 집 주변 수선화 (0) | 2012.04.18 |